기업의 선행(CSR)이 불러오는 긍정적인 영향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이윤 활동은 상호 배타적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였습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거나 소득 불평등을 줄인다고 해서 기업의 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거란 생각은 거의 하지 못했지요.

하지만 요즘 들어서, 이윤 극대화라는 기업 본연의 목표 외에 환경보호나 근로 조건 향상, 소외계층 지원 등과 같은 사회적 책임 활동이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는 견해가 힘을 받고 있습니다.

Deloitte Global의 보고서에 따르면, 62%의 CXO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과 이윤 추구를 연계하는 것이 그들의 우선순위 중 하나라고 말했고, Deloitte Global CEO인 Punit Renjen은”우리는 더 큰 사회적 목적에 의해 동기 부여된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더 강하고 더 성공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미국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을 대변하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usiness Roundtable) 또한 최근에 기업의 목적이 ‘주주의 이윤 극대화’를 넘어서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기업은 이윤 창출이라는 자신들의 목적에 진력하면서도, 이해당사자 모두를 위한 근본적인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죠. 이 성명에는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과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애플의 팀 쿡,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브라이언 모이니핸, 보잉의 데니스 뮐렌버그,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바라 등 181명의 CEO가 서명했습니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는 이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윌리엄 워서(William Werther)와 데이비드 챈들러(David Chandler)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과정’인 동시에 ‘목표’라고 말합니다. 이는 기업이 모든 이해 당사자들의 관심사를 중요하게 고려하고,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게 행동할 때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나이키는 축구공 생산에 제3세계 아동의 노동력을 착취한다는 비난에 직면하면서 영업 이익이 37%나 하락했고, 기업 이미지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습니다. 또한, 소니는 2001년 말 유럽 시장에 출시한 PS2에 중금속이 카드뮴이 법적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면서 2000억원의 손실을 보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도 가습기 살균제 피해나 폭스바겐 배출가스 인증 조작 등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입니다. 이처럼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았을 때, 영업 이익의 손실뿐만 아니라 내부 직원들의 사기 저하, 주주 및 투자자들의 불신, 기업 이미지 실추 등 회복하기 어려운 결과표를 받아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입니다. 또한, 위기이자 새로운 시장 창출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착한 것이 ‘경쟁력’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론의 수혜를 가장 크게 본 기업이 바로 식품 기업인 오뚜기입니다. 소비자는 오뚜기의 진정성 있는 윤리 경영에 감동해 ‘갓뚜기’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습니다. 오뚜기가 주목받은 계기는 창업자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별세 때문이었는데요.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조명받지 못했던 선행이 뒤늦게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오뚜기의 ‘사회 공헌 활동’ (출처 : 오뚜기 홈페이지)

비정규직이 넘쳐나는 요즘 시대에, 함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은 ‘사람을 비정규직으로 쓰지 말라’ 였다고 합니다. 이런 선친의 뜻을 따라 마트에 파견하는 시식사원까지 정규직으로 고용해 전체 직원 수 3,099명 중 단 36면 만이 비정규직이었습니다.

1992년부터 한국심장재단과 결연을 맺고,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 후원사업을 하는 등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도 소비자의 신뢰를 높였습니다. 이렇듯 오뚜기의 착한 행동들은 소비자의 호감, 행동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뚜기 제품만 골라 사먹겠다’라고 말하는 소비자들이 있는 건 물론, 각종 기업 관련 설문조사에서는 취업하고 싶은 기업에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또한 대학생이 뽑은 최고의 경영인으로 오뚜기 함영준 회장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이제 소비자가 기업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익이 조금 더 적더라도 분배하고, 직원들을 가족처럼 아끼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등 착한 행동을 하는 것이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좋은 이미지를 형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 셈입니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기업과 관계가 없어 보이는 사회공헌 활동이 과연 이윤을 가져올 수 있을지 의문을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기업의 CSR 활동을 통한 긍정적인 이미지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호감을 유도하고, 직원들의 직업 만족도를 향상시키고, 결과적으로 제품 품질이 향상되는 선순환을 가져옵니다. 오뚜기 사례처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이미지는 더 많은 상품 판매, 이윤 창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제 기업의 전략 핵심에 사회적 책임을 두는 것은 필수입니다. 경영자는 기업의 특성이나 이해당사자의 요구를 파악해 기업의 장기적인 비전이나 목표와 연계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그래야 제품을 넘어 기업 자체가 사랑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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