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의 창시자
자율주행차의 선두주자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
아마 한 번쯤은 들어봤을, 엘론 머스크에 대한 수식어입니다. 현재 기술/자동차 분야에서 가장 핫한 인물이기도 하죠. 그런 엘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회사의 이름은 ‘테슬라’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각종 입사 안내문과 함께 작은 핸드북을 하나 받게 된다고 합니다. 제목은 <안티 핸드북 핸드북(Anti-Handbook Handbook)>인데요. 복잡한 계약서들 사이에 왜 이런 문서가 들어있는 걸까요?
여기서 잠깐,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이 핸드북이야말로 테슬라의 기업 문화를 아주 간단하고 유쾌하게 정리했다는 사실입니다. 보도에 의하면 이 핸드북은 “엘론 머스크 그 자체(It’s pure Musk)”라는 찬사를 들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 핸드북만 잘 살펴보아도, ‘좋은 기업문화란 무엇인가’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그럼, 테슬라의 <안티 핸드북 핸드북>과 함께 좋은 기업문화에 대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신뢰 _ Trust
“We give everyone who joins our team a lot of trust and responsibility.”
“우리는 모든 팀원에게 전적인 신뢰와 책임감을 부여합니다.”
첫 번째로, 테슬라의 기업 문화는 모든 조직원들을 전적으로 믿고, 그에 따른 책임감도 부여한다는 점입니다. 핸드북에서는 각종 규정과 정책들에 대해 “그런 것들은 당신이 어디까지 엉망으로 일할 수 있는지, 바닥이 어디까지인지만 알려줄 뿐이다.”고 딱 잘라 말합니다.
뭘 해도 되는지, 뭘 하면 안 되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테슬라는 직원이 제대로 일을 할 것이라고 전적으로 믿으니까요. 물론, 이런 신뢰를 배신하면 그 결과는 가차 없습니다. 핸드북에서는 아예 ‘내보낼 것이다’고 명시합니다.
좋은 조직문화의 특징 중 하나는 상호신뢰가 대단히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관리자는 조직원이 열심히, 잘 일할 것이라고 믿고, 반대로 조직원은 관리자가 목표를 똑바로 지시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신뢰관계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수직적 위계구조,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불편하고 우울한 조직문화만 남을 뿐입니다.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첫 번째 선결조건은 바로 ‘신뢰’입니다. 실제로, 핸드북에서 ‘테슬라가 요구하는 높은 기준(Our High Standards)’에 맨 처음 등장하는 소제목 또한 신뢰(Trust)입니다.
소통 _ Communication
“Anyone at Tesla can and should email or talk to anyone else according to what they think is the fastest way to solve a problem for the benefit of the whole company.”
“회사 전체에 이익이 되고 문제 해결의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 누구에게나 자유롭게 이야기하거나 이메일을 보내세요.”
핸드북은 심지어 “엘론에게 직접 말하세요(You can talk to Elon).”라고까지 이야기합니다. 이렇듯 관리자는 물론 회사대표와도 직접 소통하라는 것은 테슬라가 말하는 ‘소통’의 정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리더들이 ‘소통’을 강조하지만 정작 업무할 때는 ‘불통’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쉽게 말해 상명하복 스타일이라는 뜻이죠. 하지만 상사가 지시하면 무조건 따라야만 하는 의사소통 구조는 테슬라의 기업문화와 정반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핸드북에서는 의사소통(Communication)에 대해 위의 내용 외에는 별다른 내용을 적지 않았습니다. “누구나, 누구와도, 언제든지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소통이라는 뜻이죠. 기업 문화에 소통이 필수적이라는 말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만약 테슬라와 같은 기업문화를 원한다면 이 정도 수준까지 각오해야 합니다.
자율성 _ Autonomy
“It’s your responsibility to understand what’s expected of you.”
“회사가 당신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은 당신의 책임입니다.”
“Be the kind of person your team can rely on.”
“당신의 팀이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세요.”
“This isn’t school. Plan to be here on time, ready to start work when you’re scheduled.”
“여기는 학교가 아닙니다. 제 시간에 도착하세요. 정해진 일정에 맞춰 일을 시작하세요.”
핸드북의 나머지 부분들을 살펴보면 결국 ‘자율성’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는 끊임없이 ‘여기는 회사다. 학교가 아니다.’고 강조합니다. 왜 학교가 아니라 회사라고 강조할까요?
학교는 정해진 시간표와 수업스케쥴에 맞춰 따라가면 됩니다. 하지만 회사는 아니죠. 스스로, 창의적으로, 직접 일을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테슬라는 그 점을 극한으로 강조합니다. ‘회사가 당신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스스로 알아내라’고 말할 정도로요. 직장을 다닌다고 하면 수동적으로 주어진 일만 하는 것으로 이해하곤 하는데, 테슬라는 이를 적극적으로 반박합니다.
따라서 테슬라의 핸드북이 말하는 좋은 기업문화의 세 번째 요소는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알아서’, ‘잘’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자율적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자율적으로 일할 환경이 먼저 보장되어야 합니다. 즉, 이 문제는 다시 ‘신뢰’와 ‘소통’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세 가지 요소는 따로따로가 아니라 하나로 묶여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에는 리더십이 중요해
기업문화는 단번에 바뀌지 않습니다. 심지어 신뢰, 소통, 자율성 같은 추상적인 요소는 제도 한두 가지를 도입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죠. 그래서 리더가 중요합니다. 리더가 먼저 바뀌어야 하고, 당장 효과가 없어 보여도 끈기 있게 기다려야 합니다. 문화가 정착하고 뿌리내릴 때까지 인내심을 가져야 합니다.
리더가 바뀌면 팔로워가 보고 배웁니다. 혹시 기업문화가 너무 경직돼있거나 보수적이라는 생각이 들진 않으신가요? 그렇다면 리더인 여러분이 그런 문화를 만들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기업문화, 이제 여러분이 바꿀 차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