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패션 소비 트렌드, 의류 대여 서비스

몇 년 전까지만해도 신문이나 잡지와 같은 활자 콘텐츠에만 한정적으로 사용되었던 ‘구독’이라는 표현은 이제 영상, 식품, 의류, 반려동물 용품, 꽃, 침구류 등 일상 곳곳에 스며들게 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사용하는 모든 서비스와 물건을 구독해서 소비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구독경제의 Key Point>

소유보다는 ‘경험’

현상 유지보다는 ‘변화’

필요보다는 ‘취향’

사지 않고 대여한다.. 새로운 소비 트렌드 ‘구독경제’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의 핵심 포인트를 3가지로 언급하였지만, 이는 상품경제(Commodity economy)와의 차이점을 극대화하여 표현한 것일뿐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라고 하여 무조건 변화나 트렌드만을 좇는 이들은 아닙니다. 오히려 매번 같은 상품을 반복해서 구매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정기배송형 구독 서비스’가 존재하고,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기기를 이용하고 싶을 때는 ‘렌탈형 구독 서비스’로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죠.

가족 단위가 축소되고 도시 생활자가 늘어나면서 많은 수의 물품을 한번에 대량구입하기보다는 필요할 때 소량 구매하는 소비 흐름이 구독 서비스 성장에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서비스 종류는 향후에도 더욱 다양화 될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한 자산운용사는 아예 구독 비즈니스를 도입한 기업 주식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구독경제 펀드를 국내 최초로 출시했을 정도입니다.

의류 대여 서비스, 패스트 패션을 업고 성장하다

구독 서비스와 패션의 접목은 어쩌면 이미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패션계에서는 꽤 예전부터 ‘패스트 패션’ 트렌드가 대중에게 깊이 파고들었기 때문인데요. ‘스파(SPA, Speciality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라고도 불리는 패스트 패션은 의류 상품이 마치 패스트 푸드처럼 재빠르게 시장에 나왔다가 또 다른 상품으로 교체되는 특징을 가집니다. 대량 생산, 저렴한 가격, 짧은 유행까지 매력적인 요소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과도한 소비 촉진으로 환경오염을 초래한다는 치명적인 단점도 존재했죠.

이와 같은 패스트 패션의 단점을 패션 구독 서비스가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미국의 의류 업체 ‘익스프레스’는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고, 대표적인 패스트 패션 브랜드 ‘H&M’ 역시 검토하는 중이라는 소식입니다. 한 데이터 조사 업체에서는 영국 소비자의 10명 중 1명꼴로 구매한 옷을 짧게 착용한 다음 환불 신청을 한다는 결과를 전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고 합니다. 구매 시스템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얌체족은 비단 영국의 일만은 아닐 텐데요. 패션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면 애초에 환불이 무의미한데다 저렴한 가격으로 의류를 일정 기간 동안 대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드레스, 양말, 속옷까지…”스타일을 책임집니다.”

주목받는 패션 구독 서비스 업체 3곳

아시아권에는 패션 구독 서비스가 보편적으로 퍼지지 않았지만, 한국 스타트업의 눈에 띄는 활약은 계속되는 중입니다. 2018년 11월, 싱가포르 법인을 론칭한 더클로젯컴퍼니의 ‘클로젯셰어’는 패션셰어링 플랫폼으로, 월정액 혹은 일회성으로 의류를 대여하는 렌탈 서비스와 필요한 이들과 옷을 공유하는 대가로 수익을 나누는 셰어링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는 스타트업입니다. 원래 명품가방 렌탈 서비스로 시작한 클로젯셰어는 좋은 반응에 힘입어 패션 공유로 사업을 전환한 사례입니다.

클로젯셰어 (바로가기)

셔츠나 드레스가 아닌 양말에 집중한 패션 구독 서비스도 눈길을 끕니다. 구독(Subscrition)과 상업(Commerce)의 합성어인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라는 용어로 자신들의 서비스 개념을 확립한 ‘미하이삭스’는 구매자가 구독료를 지불하고 매달 새로운 디자인의 양말 상품을 정기배송해주는 업체입니다. 소비자가 양말의 디자인을 직접 선택할 수 없다는 점을 리스크가 아닌, 새로운 경험으로 해석하여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의류와 양말에서 더 나아가 여성들의 속옷도 정기구독이 가능합니다. 여성전용 구독 서비스인 ‘인더웨어’는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속옷을 배송합니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가슴분석 설문을 완료해야만 하는데요. 결과에 따라 자신에게 딱 맞는 속옷을 추천해주는 ‘브라 큐레이션’이 인더웨어 구독 서비스의 핵심입니다. 평소 자신에게 딱 맞는 속옷을 찾지 못해 고민인 많은 여성들의 고민을 예리하게 파고들어 구독 서비스와 접목시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낸 셈입니다.

패션 구독 서비스, 어디까지 성장할까?

‘패션’이라고 하면 다소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옷, 양말, 속옷 등 하나의 아이템에 집중하니 구독 서비스가 가능한 시장이 대폭 늘어났습니다. 한시적으로 상품을 이용하는 대신 소비자는 소정의 월 이용료만 지불한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죠. 이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고정적인 수입이 많지 않거나 불확실한 대학생 및 사회초년생에게도 크게 어필하는 지점입니다.

이제 막 날개를 펴기 시작한 패션 구독 서비스는 가능성이 무한한 만큼 반대의 목소리도 엿보입니다. 데이터 분석 전문 업체 ‘글로벌데이터’는 2029년 미국의 의류 렌탈 사업이 44억달러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였습니다. 전체 의류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1%가 채 되지 않는 작은 시장이기에 영향력 또한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트렌드의 속성을 감안하면 장밋빛 전망도, 부정적인 예측도 조금 이른 시점이 아닐까 합니다. 다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앞으로 어떤 종류의 패션 구독 서비스가 등장할지 설레는 마음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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